* 주: 이하의 글도 아직까지 확고한 결론이 아닌 잠정적인 사유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1. 입법학에 제기되는 의문
입법학에 대해 고민하면서, 많은 분들에게서 입법학이라는 학문이 가능한지 그리고 그렇게 독자성을 가지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받아왔다. 특히 법학을 연구하시는 분들에게는 기존 법학에서 말하는 방법론이라는 측면에서 소위 도그마틱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주된 논란의 대상이었고, 정치학 및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분들에게서는 기존의 사회과학적 논의(특히 규범 및 가치 논의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부류)와 차이점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었다.
사실 위와 같은 입장에서 본다면 입법학이라는 것이 별반 의미가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다양한 사회과학 논의들 대부분이 중첨적인 영역을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보자면, 그러한 비판이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다. 즉 정치학, 사회학, 행정학, 정책학 등의 학문 분과도 중첩되는 관심영역이 있는 것이지만, 또한 나름 개별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2. 입법학의 차별성
앞서 이 블로그에서 입법학을 "사회내에 존재하는 불일치들을 직시하고, 그러한 불일치의 가능성들이 법 그 자체에 보존되도록 해 줄수 있는 다학제적 학문 분과"라고 개념정의 한 바 있다. 이는 입법학이 일반적으로 논해지는 기존의 법학 또는 사회과학과 차별성을 가지는 지점을 의미한다.
기존의 (해석)법학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대립구도에서 법치주의적인 측면을 강조할 수 밖에 없다면, 입법학은 그에 상응하여 민주주의적 측면을 부각시키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또한 기존의 (실증주의적)사회과학이 특정 가설 검증 결과의 객관성을 부각시킨다면, 입법학은 그러한 객관성에 대한 제도적인 반증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입법학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만큼 실천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인가? 등의 의문이 당연히 제기된다. 그간 수 많은 입법학 연구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어왔지만, 이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제시해 주는 글들은 별로 없었다. 다만 그러한 해답의 자그마한 실마리들을 제공해 주는 논의들이 있어왔으며, 어떤 논의는 그러한 실마리를 잘 잡고 가다가 또 다시 해석법학적인 범주에 머무르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현재 나의 고민지점도 그 이상을 넘어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아마도 지속적인 고민이 이루어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3. 입법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이론적 연구와는 별개로 현실에서 입법 및 법제 실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법제 실무는 이론적인 토대 없이, 정치적이고 현실적인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오늘날 입법은 단지 현실적인 정치적 타협의 결과물이 지나지 않는다. 물론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다. 그것이 입법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문제는 이러한 정치적 타협을 입법학이라는 영역에서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그리고 타협의 절차에 대한 평가 및 통제는 어떻게 가능한지이다. 이에 더 나아가서는 그러한 타협을 국민 또는 수범자의 입장에서 준수하여야 하는 규범으로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의 문제도 논의가 필요하다. 보통 이 지점에서 무언가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틀을 제시하고 규범적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특히 해석법학적 견지의 헌법학적 논의에서 그러하다. 그래서 특정 행위가 이제까지의 헌법적 합의의 틀을 벗어난 것인지 여부를 논한다. 입법학도 이러한 논의를 완전하게 벗어날 수는 없다. 다만 이를 포함하여 별도로 언급되어야 할 많은 논제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1) 입법의 다소 근원적인 의미에 대한 재성찰 - 불일치 문제
(1-1) 사법적 판단과 입법적 판단의 차별성
(2) 입법과정에서의 논증형식 및 이를 위한 제도화
(2-1) 입법평가와 입법논증의 접목
(3) 활용되는 논거에 대한 건전성 평가/논증
(3-1) 헌법재판과 입법의 차이
(3-2) 입법재량의 의미
(4) 법제형식 및 법문기술방식에 대한 잠정적 정식화
(5) 법제화 필요성 판단에 대한 잠정적 기준제시
(6) 잠정적 법제 검토 체크리스트의 지속적 검토
(7) 국민들의 의견(사회내 불일치) 반영방식
(8) 행정입법 절차에 대한 입법적 통제 논의
(9) 입법지원조직 재편 및 교육기관 구성 논의
이상의 논제들은 물론 확정적인 것이라기보다는 현 단계에서 여타의 헌법학적 입법에 관한 논의와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것을 무작위로 정리해 본 것이다. 이는 추후에 지속적으로 검토(변경) 해 제시할 예정이다.
또한 이상과 같은 논제들은 입법학 연구의 세부 분과들에 대한 설명, 그리고 이러한 분과들의 상관관계에 대한 설명들과 정합성을 가질수 있어야 할 것이다.
Posted by 정보꼬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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